2018표어 우리는 세상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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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22장에 보면 하나님이 거짓말하는 영을 시켜서 북이스라엘의 선지자들에게 잘못된 것을 예언하게 하신다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 북이스라엘 왕은 악명 높은 아합왕이었는데 그가 아람 나라에 대항하여 전쟁을 일으키고 싶어 했다. 마침 사돈을 맺은 유다의 왕 여호사밧이 방문하고 있을 때였는데, 아합은 그에게 함께 전쟁을 일으켜서 옛날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자고 제안하였다. 여호사밧은 좋은 생각이라고 하면서 자기도 돕겠다고 하는데 우선 하나님께 물어보자고 하였다. 이때 아합은 언제나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예언해주는 어용 선지자 400여 명을 불러서 하나님의 뜻이 뭐냐고 물었다. 이때 거짓 선지자들은 하나님이 반드시 승리하게 하실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가서 전쟁을 일으키라고 하였다.

 

이때 여호사밧이 다른 선지자는 없냐고 물을 때, 아합이 말하기를 딱 한 사람 미가야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언제나 불길한 예언만 해주는 사람이어서 자기가 그를 미워한다고 하였다. 여호사밧은 그래도 그 사람을 불러서 하나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물어보자고 해서 아합이 그를 불렀는데, 예상대로 그는 하나님이 이 전쟁을 통해서 아합을 죽이고 이스라엘이 패하게 하실 거라는 불길한 예언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본 하늘에서 있었던 회의의 한 장면을 말해주었다. 하나님께서 누가 가서 아합을 꾀어 전쟁에 나가서 죽게 하겠느냐고 물으니, 한 영이 나와서 제가 가서 거짓말하는 영이 되어 선지자들의 입에 있겠다고 하였고,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라고 허락하셨다는 것이다. 결국 아합은 선지자 미가야의 말을 무시하고, 거짓의 영이 아합의 400여 명의 어용 선지자들의 입을 통해 거짓 예언해준 것을 믿고서 전쟁터에 나갔다가 그곳에서 죽고 이스라엘이 패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읽을 때 우리는 의문이 생긴다. 하나님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정말 거짓의 방법도 사용하시는 분일까?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은 하나님에게는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을 수 없고 하나님은 언제나 참되신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렇게 성경에 하나님이 거짓의 방법을 사용하신 것 같은 표현을 읽을 때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성경의 독특한 어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성경은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것 위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실제로는 아닌데) 마치 하나님이 적극적으로 어떤 악을 행하시는 것처럼 표현한다. 예를 들어서, 바로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놓아주지 않고서 계속 그들에게 극한 고난을 줄 때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셔서 그렇게 되었다는 표현이 여러 번 등장한다. 또 이스라엘의 주변 강대국이 침공하여 이스라엘에게 큰 비극이 일어날 때 하나님께서 그 강대국을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을 징벌하신 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정말 그렇게 능동적으로 이스라엘에게 고난을 주시고 악을 행하셨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은 우주만물을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그런 일들도 결국 하나님이 행하신 것이라고 표현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이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다는 표현의 실제 내용은 하나님이 선한 바로를 강요하여 그의 마음을 억지로 완악하게 만드셨다는 뜻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자기 마음을 완악하게 하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가 원하는 바대로 이루어지도록 허용하셨다는 뜻이다. 이미 자기 마음을 완악하게 만든 바로를 그냥 내버려두셨다는 의미인 것이다. 또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주변 강대국들을 사용하여 이스라엘을 벌주셨다는 표현도 실제 내용은 하나님이 항상 말씀에 순종하는 선한 이스라엘을 부당하게 벌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멸망의 길을 선택해서 갈 때 그걸 그냥 놔두셨다는 의미인 것이다. 스스로 멸망의 길을 가는 것을 허용하셨다는 뜻이다. 물론 그들은 스스로 살기 위해 그 길을 선택했을 테지만 모든 것을 섭리하시는 하나님은 그들이 스스로의 꾀에 넘어가는 것을 보고 계셨던 것이다. 이렇게 성경은 사람의 악한 의도와 상관없이 그것까지도 사용하셔서 당신의 섭리를 이루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이런 식으로, 즉 하나님이 능동적으로 어떤 악한 일을 행하신 것 같은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다.

 

마태복음 8:28절 이하에 보면 예수님께서 무덤 사이에 거하는 귀신 들린 사람 두 명을 만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은 너무나 사나워서 다른 사람들이 그곳을 지날 수가 없었다. 그들 안에 있는 귀신들은 예수님을 보았을 때 더 이상 그들 속에 지낼 수 없음을 깨닫고 예수님께 요청하였다. “저희들을 쫓아내시려거든 저기 있는 많은 돼지 떼 속으로 들어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이때 예수님은 명령형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다. “가라는 표현만 보면 불쌍한 돼지 떼에게 귀신을 들여보내신 분은 예수님이다. “가라고 능동적으로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예수님이 능동적으로 그런 악을 행하신 것이 아니라 허용하셨을 뿐이다.


또 요한복음 13:27절에 보면, 예수님은 마지막 만찬 자리에서 내가 떡을 한 조각 주는 사람이 나를 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유다에게 떡을 건네주시고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고 말씀하셨다. 이 표현만 보면 예수님이 유다에게 죄를 지으라고 명령하신 것이 된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이미 사탄에게 마음이 팔려서 예수님을 배반하려고 결심한 유다에게 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라고 허용하신 것이다. 전체 상황을 아시고 전체를 섭리하시는 예수님은 유다의 악한 선택까지 사용하셔서 온 인류를 위한 구원의 계획을 이루시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이 능동형 혹은 명령형으로 어떤 악행을 행하신 것처럼 성경에서 표현할 때, 그것은 섭리의 하나님에 대한 기본 믿음 때문에 그렇게 표현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런 이해를 가지고 열왕기상 22장의 이야기를 읽으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아합을 속이신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은 이미 사탄에게 팔려 있는 아합이 원하는 바대로 허용하신 것뿐이다. 즉 거짓 선지자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육신의 욕망을 채워왔던 그에게 하나님은 그 동일한 방법을 통해서 스스로 멸망에 이르도록 놔두신 것이다. 스스로의 꾀에 넘어가도록 하신 것이다. 정말 하나님이 그를 속이기를 원하셨다면 참 선지자 미가야를 통해 하늘에서 이루어진 일을 미리 알려주시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은 절대 거짓을 사용하시지 않는다. 단지 스스로 사탄에게 팔려서 죄악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 자신의 꾀에 넘어가도록 허용하실 뿐이다.

 


목양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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