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열 목사의 목양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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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산상설교에 보면 남을 판단/비판하는 것에 대한 경고의 말씀이 나온다. “비판(krino)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마태복음 7:1-2) 따지기를 좋아하고 남 비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가 남에게 하는 것보다 더한 비판을 받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본인은 비판 받을 일이 없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정반대로 더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예수님은 아주 충격적인 표현을 들어서 강조하셨다. 남을 비판하는 행위는 마치 자기 눈 속에 들이 있는 대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 속에 있는 아주 자그마한 티를 보고 그걸 가지고 판단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남들은 이 사실을 다 아는데 자기만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정신 차리게 하기 위해 예수님은 그들을 위선자로 부르시며 아주 강하게 경고하셨다.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

 

비슷한 내용이 야고보서에도 나온다. “형제들아 서로 비방하지 말라. 형제를 비방하는 자나 형제를 판단(krino)하는 자는 곧 율법을 비방하고 율법을 판단하는 것이라. 네가 만일 율법을 판단하면 율법의 준행자가 아니요 재판관이로다... 너는 누구이기에 이웃을 판단하느냐?”(야고보 4:11-12) 하나님은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방하고 이웃의 흠을 잡아 판단하면 결국 그것을 금하는 율법을 무시하고 그 율법을 주신 하나님을 무시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성경구절들에 의하면 하나님 앞에 진실한 신자는 절대로 남을 판단하면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당장 우리에게 이런 의문이 생긴다. 분명히 누군가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면 그걸 잘못으로 판단하고 그것을 교정해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잘못된 것을 보고도 그냥 넘어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까?

 

성경에 보면 남을 판단하지 말라는 구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악을 행할 때 신자는 선과 악을 구분하여 이 둘 사이를 판단해야 한다는 구절도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고린도전서 5:12절을 보자. “밖에 있는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이야 내게 무슨 상관이 있으리요마는,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너희가 판단하지 아니하랴?” 15절에 이렇게 이어진다. “신령한 자는 모든 것을 판단하나 자기는 아무에게도 판단을 받지 아니하느니라.” 우리가 정말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면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모든 것을 그냥 좋게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 아니다. 정반대로 우리는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 자신을 위해서 옳은 것을 선택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옳은 것을 선택하도록 독려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판단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셨다. 예수님의 사역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판단의 연속으로 볼 수 있다. 유대인들의 잘못된 종교 시스템에서부터 시작하여 사두개인들과 바리새인들의 위선, 율법에 대한 잘못된 해석, 개인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 박은 죄성, 입의 고백과 행동의 불일치 등 인간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셨고 우리에게도 옳은 것을 선택하라고 말씀하셨다. 이에 따라 예수님의 제자들도 역시 교회와 세상에 대해 판단하였다.

 

결국 이렇게 보면 판단은 가치 중립적인 행위, 즉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이성의 역할인 것이다. 그걸 악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면 나쁜 판단이 되는 것이고 선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면 좋은 판단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 똑같은 판단을 해도 남을 살리려는 선한 목적으로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도구가 된다. 그러나 남을 죽이기 위한 목적으로 한다면 아무리 합리적인 비판이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옳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대하여, 더 나아가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세상에 대하여 올바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건강한 판단이 없어지면 교회도 타락하고 세상도 타락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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